운초우선교육관 704호의 문을 열면 여느 연구실과는 다른 광경이 펼쳐진다. 정갈하게 꽂힌 책들 위로 다양한 표정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그들은 활짝 웃기도, 큰 눈으로 위협을 가하기도, 입이 틀어져 샐쭉거리기도 한다. 연구실 벽면을 가득 채운 300개의 가면들은 전경욱(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모은 ‘보물’이다. 동아시아는 물론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까지 가면을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한달음에 간다는 ‘가면 마니아’ 전경욱 교수를 그의 독특한 연구실에서 만났다. 인간문화재인 아버지 덕에 마주한 가면극 가
헌법재판소(헌재)가 병역법 제5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국회에 내년 12월 31일까지 대체복무제 도입을 주문했다. 국방부는 최근 “대체복무안 도입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현재로선 ‘36개월 교도소 합숙 근무’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현역병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복무안이 마련될 것인지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고인들 ‘민간 대체복무’ 주장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무기 소지는 거부하나 군의 감독을 받는 다른 복무는 받아들이는 이들과, 군의 통제와 감
“더 이상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이 사회에서 범죄자로 취급받지 않는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로서 첫 무죄취지의 판결을 받은 오승헌(남·34) 씨가 감회를 밝혔다. 헌법적 법익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보다 우월한 가치라던 대법원의 굳건한 판결이 14년 만에 뒤집혔다. 지금까지 종교나 신념을 이유로 병역 및 집총을 거부하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통상 1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아왔다. 하지만 지난달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병역법 제88조 1항에 규정된 병역거부의 ‘정당한 사유’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의 성적조작사건의 마지막 실체가 드러났다.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답안을 유출해 쌍둥이 딸이 문‧이과에서 각각 전교 1등을 차지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내신에 목숨 걸었던 고등학생 시절 ‘선생님이 부모여서 내게만 미리 문제를 알려준다면...’고 상상만 해봤던 일이 현실이 됐다. 가족의 영원한 비밀이 될 뻔한 이 사건은 숙명여고 2학년 화학시험 서술형 1번 문제가 발단이 돼 세간에 알려졌다. 화학교사가 교무부장의 시험문제 유출을 의심하면서 일부러 쉬운 난이도인 문제에 잘못된 정답이 적힌 정답지를 제출한 것
지난달 6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총회에서 가 만장일치로 최종 승인됐다. 는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C로 제한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경로와 온난화의 영향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다. 2°C 넘어 1.5°C에 관한 논의 이뤄져
이번 여름에 발생한 폭염과 태풍을 일기예보가 정확히 예측하지 못해 기상청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상청은 기상예보의 오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복잡한 자연현상에 비해 정확한 예보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며 기상예보는 더욱 난항을 겪고 있다. 수치예보모델 이용한 기상예보 기상예보는 기간에 따라 크게 단기, 중기, 장기 3단계로 나뉜다. 단기예보는 오늘 날씨를 포함한 3일간의 예보이며, 향후 10일까지의 예보는 중기예보라 한다. 장기예보는 1개월과 3개월 예보로
올 여름 한반도를 덮친 폭염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그칠 줄 모르는 불볕더위에 온열질환자 수가 폭증했으며, 더위를 견디지 못한 가축들이 대량 폐사했다. 15일, 행정안전부는 겨울철 한파가 예상됨에 따라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내년 3월 15일까지를 겨울철 대책기간으로 지정하고 총력 대응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평균 온도가 상승하며 지금껏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극한적인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해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온실가스가 유발하는 지구온난화 지구의 평균 온도는 19세기 중반
최근 남북 정상의 만남이 활발해지며 북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10월 2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에서 발표한 ‘2018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통일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북한을 협력대상으로 바라보는 국민적 인식이 전년도에 비해 상승했다. 이에 본지는 통일과 남북을 둘러싼 정세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좌담회를 진행했다. 좌담회에는 안준현(정경대 정외17), 박장식(정책대 통일외교17), 김수아(가명, 문과대 중문15), 정대영(정경대 정외18) 총 4명의 본교 학생이 참여했다. - 통일의 필요성 및 가능성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이 화해 무드에 들어서며 북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관련 학과들의 대학 내 입지가 좁아, 북한 연구 전문인력 양성은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형국이다. 남북관계 변화에 영향을 받는 북한학과의 특성상 2000년대 후반에 경색된 남북관계로 인원 축소 및 폐과 조치를 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남북관계 앞의 등불, 북한학과 1990년대 초반 탈냉전 기류와 함께 남북 관계가 개선됨에 따라 통일을 대비하기 위한 북한연구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대두됐
2018학년도 공립(국‧사립) 중등학교 교사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의 경쟁률은 10:1로 응시자 4만7494명 중 4844명만이 합격했다. 주요 교과인 국어와 영어의 경쟁률은 25대 1, 수학은 17대 1에 육박했다. 2019 중등임용시험이 한 달여 남은 현 시점에서 높은 경쟁률로 인해 예비교원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교육부가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주요 교과를 중심으로 교원규모를 축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에 비해 과다한 예비교원이 배출되고 있다. 기관역량평가로 이뤄지는 수급조절 교육 전문가들은 예비중등교사들이
나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촌언니가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장애를 일상으로 접하다보니, 커가면서 자연스레 그들의 삶과 그 가족이 직면한 어려움에 관심 갖게 됐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약자들 중 장애인에게 보다 눈길이 갔고, 그들이 겪는 아픔에 내 일처럼 공감했다. 그렇게 '내겐 장애인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자리하고 있다' 고 자부해왔다. 사촌언니를 생각하면 ‘알록달록한 그림’이 떠오른다. 언니는 만날 때마다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가져와 그림 그리기에 몰두했다. 도와주려고 크레파스를 꺼내 색칠했을 때, 자신의 맘에 들지 않
중증발달장애인이 노동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자신의 적성을 알고, 실제 업무를 경험해 볼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전국의 특수학교에서 제조업 위주의 직업 교육을 제공하는 가운데, 최근 발달장애인들의 맞춤형 취업 지원을 위한 ‘발달장애인 훈련센터’가 전국에 유치되고 있다. 하지만 훈련센터의 직업교육 역시 관련 직종의 취업을 담보하지는 못해 다양한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조업 위주로 이뤄지는 교육발달장애 학생들의 직업교육은 직업에 대한 인식교육에서 시작해 다양한 직업체험, 그리고 구체적인 업무의 기술습득으로 이어진다. 초
장애인보호작업장이 열악한 수익구조로 인해 중증장애인 근로자들에게 저조한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력을 갖춰 흑자를 내는 장애인 고용 사회적 기업도 있다. 중증발달장애인 청년들을 바리스타로 양성하고 고용해, 이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사)장애청년꿈을잡고(대표이사=지구덕)의 커피전문점 다. 한때 재정 압박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던 이곳에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며 현재 매출 상승을 이끌고 있는 배상호 본부장을 의정부 점에서 만났다. - 가 시작된 계기는 “처음에는 경기도와 마사회 그리고 삼성전
바닥 없는 임금, 삶의 가치 실현 어려운 중증장애인 지난 7월 14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올해보다 10.9% 인상된 8350원을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결정했다. 매년 최저임금이 인상되고 있지만, 이에 한참 밑도는 임금을 받고 노동하는 사회 구성원도 있다. 최저임금법 제7조에 의해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으로 분류되는 대다수의 중증장애인 근로자들이다. 생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적은 임금에 일각에선 ‘중증장애인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하라’는 주장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당장의 변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반응이다. 생계 불가능한 중증
“딸, 엄마가 국민학교 다닐 땐 학교에 도시락을 싸다녔어.” 무더위가 한발 물러선 늦여름 밤, 어머니의 어렸을 적 이야기를 자장가 삼아 듣다 보면 그때 그 시절이 궁금해지곤 한다. 초등학생 때 배웠다는 교과서도, 선생님이 수기로 써주셨다는 상장도 익숙하지 않다. 부모님의 학창시절을 엿보고 싶다면 정독도서관 한 켠에 자리 잡은 서울교육박물관을 찾아가보자. 안국역 1번 출구 옆 돌담길 끝에 위치한 서울교육박물관은 삼국시대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 교육 변천사를 한 공간에 담고 있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방과 후 들락날락 거리곤 했던
“200줄 차지, 물러서! 샷!” 의학 드라마에서 심정지 환자의 가슴에 제세동기를 대고 충격을 가하는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수동제세동기의 경우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적절한 에너지를 충전하지만, 자동제세동기는 스스로 심장 리듬을 분석해 필요한 에너지를 충전하기에 일반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자동제세동기는 학교, 아파트, 지하철 역 등 우리 주위에 있으나, 정확한 사용방법과 위치를 파악하는 경우는 드물다. 설치돼 있어도, 몰라서 사용 못해 자동제세동기라고도 불리는 ‘자동심장충격기(Automated Exter
지난 5월 22일, 충남 태안초등학교 6학년 권준언 군이 학교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을 통해 의식을 잃은 할아버지의 생명을 구한 사건이 알려지며 ‘심폐소생술 실시’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6년 대한민국에서 119구급대가 병원으로 이송한 급성심정지 환자 수는 2만9832명으로, 하루 평균 81명이다. 우리나라 심정지 발생 건수가 매년 증가 추세에 있지만 일반인에 의한 심폐소생술 실시율은 저조한 실정이다. CPR 못하는 사회…교육 보급률 낮아 심폐소생술(Cardiopulmonary Resuscitati
“출마를 결심하고 나니 선거에 필요한 비용들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정의당 왕복근 서울시 관악구의원 후보를 비롯해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청년후보들은 과도한 선거비용이 출마의 진입장벽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지방선거에 드는 비용은 당내 경선비용, 홍보비용, 인건비, 사무실 임대료 등으로 최소 5000만 원 선이다. 현행법상 광역‧기초의원 후보의 후원회 설치가 금지돼있어 청년후보들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과 협력을 받기도 어렵다. 출마 장벽 되는 현행 선거 관련법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광역̷
본교 박물관(관장=전경욱 교수) 기획전시실에서 ‘조선시대의 연회와 놀이’를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린다. 5월 30일부터 8월 11일까지 진행되는 특별전에는 왕실과 사대부가, 관가와 민가 등 각 계층이 어떻게 놀이를 즐겼는지 보여주는 60여 점의 그림이 전시된다.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를 감상하며 구불구불한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조선시대의 갖가지 놀이를 한 폭에 담은 그림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본교 박물관 소속 민태혜 연구교수와 함께 우리 선조들의 흥겨운 연회를 살펴봤다. 궁중연향, 예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이 발생한지 2년이 지났다. 이 사건으로 남녀공용화장실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이후, 정부는 지난해 11월 화장실 남녀분리설치 의무대상을 확대했다. 하지만 안암역 근처에 위치한 여러 술집의 화장실 상당수는 여전히 ‘남녀공용’이다. 다수의 본교생들이 불편과 불안함을 느끼고 있지만, 개선 전망은 불투명하다. 본지가 참살이길과 옆살이길의 술집 30곳을 무작위로 둘러본 결과 ‘춘자1’, ‘오징어바다’, ‘한잔의추억’, ‘휘모리’를 포함해 절반이 넘는 총 17곳의 화장실이 남녀공용이었다. 남녀 모두 당황스러운 ‘남녀공